금융자본주의 시대, 투자지능 = 생존지능
투자 초심자가 참고할 만한 신간이 한 권 나와 소개합니다. 이지윤 PD와 하상원 기자가 공저로 쓴 <투자지능>(너와숲, 2022년 5월 6일 1쇄 발행)입니다. tvN에서 2021년 연말 방송한 '투자지능'을 이미 보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 책 <투자지능>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금융자본주의 시대, 투자지능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다'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롤로그에서 이지윤 PD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의 '생존 지침서'이자 우리 아이들의 '경제 교과서'를 지향한다는 말로 이 책의 성격을 밝히고 있습니다.
목차 및 구성
<투자 지능>의 목차는 tvn 투자지능 테스트로 알려진, '대국민 투자지능 테스트'로 시작해서 1장 금융자본주의 시대, 투자지능을 쌓아라, 2장 투자 VS 도박, 3장 돈의 세대 차이, 4장 천 년 거목도 작은 씨앗에서 비롯된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TV 방송을 편집한 책이라, 인터뷰어로 투자자 짐 로저스(Jim Rogers)의 어록이 등장하고, 월스트리트 출신 투자 유튜버 ‘뉴욕주민’이 멘토로 나와 투자자들을 코칭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동 저자 소개
이지윤 PD
KBS를 거쳐 현재 tvN PD로 일하고 있다. KBS 대기획 〈넥스 트휴먼〉을 비롯해 〈명견만리〉, 〈습관〉 〈바디액츄얼리〉 〈김현정의 센터뷰〉 〈미래수업〉 〈이어령의 내가 없는 세상〉 등을 제작했다.
하상원 기자
지난 12년간 〈조선일보〉와 〈동아일보〉를 거치며 기자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부동산 전문 서적을 출판한 것을 계기로 투자의 중요성을 깨닫고 공부와 실전 투자를 병행하며 삶의 안전 망을 두텁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투자지능 멘토 '뉴욕주민'
책 속 멘토로 등장하는 유튜버 '뉴욕주민'은 사모펀드 회사 내 헤지펀드에서 트레이드로 일하며 펀드 100억 달러(한화 약 13조 원)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주민은 민사고를 졸업하고 예일대와 와튼스쿨을 거쳐 21살 때 전략 컨설팅 회사 메킨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재원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
책의 서두에 실려 있는 '대국민 투자 지능테스트(tvn 투자 지능 테스트)는 자신의 투자 지식을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 같습니다. 이 글 말미에 tvn 투자지능 테스트를 인용해 두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직접 테스 해보시기 바랍니다.(현금 ㅇㅇ억 원은 있어야 부자라고 생각한다와 같은 주관적인 테스트 항목은 제외했습니다)
투자지능 주요 내용
금융자본주의 시대
독일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루돌프 힐퍼딩은 저서 <금융자본론>(1910)에서 자본주의가 자유경쟁이 지배하는 산업자본주의 단계에서 은행과 산업자본의 융합에 따른 금융자본주의 단계로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현대 금융자본주의는 산업자본이 거두는 이익보다, 즉 제품의 생산 및 판매에서 거두는 이익보다 금융상품의 거래를 통한 수익의 규모가 더 크다는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현대의 금융자본은 이제 실물경제를 쥐락펴락할 단계까지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금융자본주의 시대에서는 평생 열심히 일하며 월급을 꼬박꼬박 저축해봤자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룰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저자들은 주장합니다. 불과 4~5년 사이에 서울의 주요 아파트 가격은 2배 이상 급상승했고, 2021년 기준 수도권 아파트의 중위 가격이 10억 원을 훌쩍 넘어갔으니 그럴 만도 합니다.
부동산 가격 폭주와 암호화폐 투자 광풍은 하룻밤 사이에 '벼락부자'를 만들어냈고, 벼락 거지를 양산하기도 햇습니다. 저자는 이러한 차이를 금융이해력의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이 금융을 올바르게 얼마나 이해하고 있느냐가 투자 지능이 되겠지요.
투자지능이란?
저자들은 금융자본주의의 시대, 새로운 생존 공식으로 투자지능 = 생존지능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1980~ 1990년대는 대한민국에서 IQ가 유행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감성지수 EQ가 화두가 되었으나, 지금 현시대는 삶의 기본적인 안전망으로서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력을 반드시 갖추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투자지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지점은 '올바른 혹은 성공적인 투자를 위한 준비'입니다. 예를 들어서 내일 수학시험을 보는데, 지금 물리과목을 공부한다면 좋은 점수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투자라는 과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공부가 병행돼야 합니다. 소위 IQ라고 불리는 지능지수가 아닌 투자에 특화된 지능지수, 즉 투자지능(투자지수)이 필요한 시대입니다. - 짐 로저스 인터뷰, 36쪽
저자들은 '투자지능은 평생에 걸쳐 조금씩 성장시켜 나가야 하는 삶의 동반자다. 또한 이론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과 실질적 투자 행위를 기반으로 한 경험을 교차, 반복해 쌓아 가면서 자신에게 최적화된 학습 방식을 찾아 나아가야 한다'라고 정리합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만큼은 초조한 마음만 앞선 투자는 결코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하는 어리석은 길을 밟지 않길 바란다는 간절한 바람을 저자들은 밝히고 있습니다.
도파민형 투자자의 착각
그리고 이 책 <투자지능>의 나머지 부분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제 투자자들이 인터뷰어로 등장하고 멘토가 문제점을 지적하고, 독자들이 타산지석으로 삼기를 희망하는 내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누구나 부자를 꿈꾸는 세상, 월급만으로는 집을 살 수 없다는 절망감과 평생 개미처럼 일만 하다 인생이 끝난다는 열패감은 조급함을 부르고, 종잣돈이 작다 보니 한방으로 대박을 꿈꾸는 도박과도 같은 투자에 나서도록 투자자들을 유혹합니다.
뉴욕주민과 정신과 의사 박종석은 이러한 성향의 투자자들을 '도파민형 투자자'라고 분류합니다. 도파민은 뇌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의 하나입니다.
도파민형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는 투자의 성패에 따라 극심한 감정 기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하루 종일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끊임없이 투자에 대해 생각으로 꽉 차 있으면 우리 뇌는 오직 도파민만 분출하게 되고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상태에 빠지는 것입니다.
소위 도파민형 투자자로 진단받은 박혜선, 안영빈 부부는 우리나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범한 투자들이 자신들의 사례를 통해 올바른 투자의 방법을 깨닫고 이를 실천에 옮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TV 출연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는 이들 부부 외에도 부녀와 모자 등, 평범한 인터뷰어들이 등장합니다. 초심자들이 꼭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롤러코스트를 타기도 한 그들의 투자사례를 보면, 눈물겹기도 하고 안타까움으로 짠하기도 합니다.
이제 대한민국은 어떤 분야에서든 투자를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운 나라가 되었습니다.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암호화폐이든, 그림이든, NTF 등 나름 한 가지씩 투자종목은 들고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들이 강조하는 것처럼 투자 지능을 제대로 갖추고 투자에 나서는 사람은 찾아보기 어려운 것도 현실입니다.
비록 이 책이 내용 중복이 많고, 투자지능을 어떻게 발달시킬 것인지 구체적인 방법론까지는 논하고 있지는 않지만, 투자의 세계에 나서기 전에 먼저 투자지능을 꼭 갖추길 강조하는 것 하나 만으로도 <투자지능>을 일독할 가치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아울러, 저자들은 자칭 투자 전문가들을 경계하라고 경고합니다. 돈 놓고 돈 먹는 세계이다 보니 투자자들을 현혹하기가 그 어떤 분야보다도, 땅 짚고 헤엄치기만큼 수월한데가 투자 분야가 아닐까 합니다.
투자 관련 서적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이면 주식 관련 서적 출판이 봇물을 이룹니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이겠지만 특히 투자의 세계에서는 세월의 힘을 견뎌낸 고전을 많이 찾아 읽는 것이 그나의 투자의 기초체력을 길러줍니다. 기회가 되면 고전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tvn 투자지능 테스트
질문에 대하여 그렇다, 아니다, 모르겠다 중에서 답해 보세요. 저자들은 맞으면 10점, 틀리면 -10점, 모르겠다 0점으로 점수를 매겼습니다.
5. 지난 10년간 높은 수익률을 낸 투자상품이 있다. 앞으로도 이 상품의 수익률은 좋을 확률이 높다.
6. 높은 리스크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
7. 분산투자는 손실 위험을 감소시킨다.
8. 주가 차트 분석으로 상승, 하락 징후를 미리 포착할 수 있다.
10.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은 보통 올라간다.
11. 변동성이 적다는 측면에서, 장기 투자가 단기 투자보다 수익률이 더 안정적이다.
12. 은행 PB, 증권사 자산 관리자들은 자문 서비스의 질과 투자수익률에 근거해 돈을 받는다.
13.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가 주식 투자보다 안전하다.
14. 레버리지 상품은 손실 위험이 크기 때문에 절대 투자해서는 안 된다.
저자들은 5번의 정답은 '알 수 없다', 7번, 11번의 정답은 '그렇다', 나머지의 정답은 모두 '아니다'로 밝히고 있습니다만, 7번과 11번, 13번은 연구결과에 따라 정답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으며, 7번의 경우에는 비체계적 위험에는 분산투자가 손실 위험을 감소시키기는 하나 체계적 위험에는 분산투자 역시 손실 위험을 감소시키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또, 장기투자의 경우 시간의 지평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국가마다 다른 성과를 보였던 기간도 존재하므로 일률적으로 장기 투자가 더 안정적이라고 단언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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